제목 대형병원 인천 진출 러시, 지역 의료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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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클래식 댓글 0건 조회 1,667회 작성일21-09-03 06:16본문
대형병원 인천 진출 러시, 지역 의료 '춘추전국시대'
2021.09.02 [경인일보]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송도 세브란스·청라 아산 확정, 남부권 인접 시흥에 배곧서울대
2026년 이후 판도 대변혁 예고, 시민 최상급 서비스 혜택 기대
지역내 '터줏대감' 악영향 우려 “공공의료 강화 먼저” 목소리도
인천지역 의료계가 이르면 2026년부터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의료 기술을 갖춘 상위 5대 병원 중 4개 병원이 300만 인천시민을 사정권에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은 팽창하는 민간 의료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낙후된 지역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대형 병원들이 잇따라 인천 의료계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2026년 이후 지역 의료계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선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분원이 지역 대표 신도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에 각각 들어선다. 연세대의료원은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4층, 8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한다. 올 2월 기공식을 열고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6년 12월 개원할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7월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청라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이 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에 기존 의료진과 진료 프로세스 등을 그대로 옮겨 지역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라아산병원은 약 80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여기에 서울대병원 분원인 배곧서울대병원도 이르면 2026년 말 경기도 시흥에 들어선다.
800병상 규모의 배곧서울대병원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남동구와 연수구 등 인천 남부권 시민들을 주 타깃 수요층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 병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4㎞ 떨어진 곳에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예정 부지가 위치해 있어 두 대형 병원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들 병원이 모두 개원하면 인천시민들은 기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과 함께 국내 5대 종합병원 중 4개 병원의 최상급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이 5대 종합병원으로 손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오래전부터 지역 의료계에 자리 잡은 상급 종합병원들은 환자 수 감소 등 병원 운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국내 유명 병원들이 지역에 들어오면 의료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병원 간 경쟁이 심화하기 전에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현재 지역 내 공공의료기관 수는 전체 의료기관의 4% 수준에 불과한데 여기에 대형 병원들이 추가로 들어서면 공공의료기관 역할은 더 축소될 것”이라며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차원에서 제2인천의료원 설립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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