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전문가에게 듣는 탄소중립시대] 수도권매립지를 혐오시설로 끝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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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클래식 댓글 0건 조회 2,098회 작성일21-10-29 07:07본문
[전문가에게 듣는 탄소중립시대] 수도권매립지를 혐오시설로 끝낼 것인가..
2021.10.27 [인천일보] 권혁영(공학박사)지환기술연구소 소장
환경부가 시행한 건설폐기물의 직매립 금지, 반입총량제, 생활폐기물의 소각 후 잔재물만 매립의 법제화 효과 등으로 수도권매립지의 매립 연한이 2028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립지의 용량은 유효용적으로 나타난다. 2020년 한 해 수도권 매립지에 들어온 쓰레기는 약 300만t, 이 중 70만t 정도를 자원화했다. 자원화시설 잔매물을 포함해 250만t이 매립됐다. 건설폐기물이 52만5000t(21%), 생활폐기물 76만830t(30%), 소각재 등 배출계 폐기물이 121만7000t(49%)이다. 1t의 폐기물은 3.3㎥ 용적을 차지한다. 종이나 목재는 10년이 지나면 90% 정도가 줄어들고, 화석연료에서 나온 플라스틱은 10년이 지나도 최대 8% 정도만 분해된다. 매립지의 가용용적을 키운다는 것은 플라스틱이 그 대상이다. 건축폐기물은 아예 분해되지 않는 무기물이 약 66%로서 매립용적을 많이 소비한다.
통계 속에 답이 있다. 플라스틱, 건설폐기물 그리고 배출계 중 가연성은 모두 선별해 자원화하면 매립지의 수명은 증가한다. 필자는 1996년부터 10여 년간 수도권매립지주민대책위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92년 수도권매립지관리조합, 97년 수도권 3개 시·도의 지방공사 설립 동의, 2020년 국가공사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설립까지 여러 논의에 참여하면서 관리공사 설립목적 3가지 -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 '자원화', '주변 지역의 쾌적 환경조성'-를 기억한다.
세 가지 목적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었다. 매립지에 반입되는 폐기물 중 건설폐기물과 플라스틱 자원화 시설을 설치하고, 잔재물만 매립하는 것이다. 매립과 자원화시설에서 얻어진 에너지와 수익으로 주민 및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사업을 만들어 주민들의 신뢰관계 구축하자는 것이 설립 취지였다. 그리고 그러한 정책을 국가가 나서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환경부가 추진하던 폐기물 연료화 정책이 좌초된 후 마땅한 대안도 없이 매립은 지속됐고, 신뢰 관계는 깨졌다. 지금 수도권매립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안타깝게도 '대형 혐오시설'로 굳어졌다.
지난 6월 환경부는 탈(脫)플라스틱 정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한해 발생되는 900만t 중에서 10%인 90만t을 열분해해 기름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플라스틱과 건설폐기물 자원화에 대한 성공적인 정착과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전할 곳은 없다. 폐기물처리시설을 사람이 덜 사는 곳으로 이전하는 정책이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탄소중립과 탈플라스틱 사회로 갈 수 있도록 수도권매립지의 위상을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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