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정치 인사이드] 경기·인천 정치권 세대교체로 로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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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클래식 댓글 0건 조회 1,457회 작성일21-07-24 07:33본문
[정치 인사이드] 경기·인천 정치권 세대교체로 로딩중
국민의힘 경기도당 위원장에 1973년생 김성원 맡아
초선인 배준영, 유정복 꺾고 인천시당 수장 자리 '이변'
민주당서도 김용민·한준호·임오경 등 70년대생 맹활약
대선후보 캠프서도 활동..새내기 정치인 더위 날려주길 기대
2021.07.23 [경인일보] 정의종·김연태 기자·jej@kyeongin.com
【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 전문기자의 촉으로 풀어내는 경인지역 정치 이야기】
국민의힘 회의실 배경(백보드)이 충전 중인 배터리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건전지처럼 생겨 우리 눈에 익숙한 그림과 함께 '로딩중'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지요. 충전 중인 배터리 그림은 지난주 당 홍보본부장에 임명된 김은혜(성남 분당갑) 의원과 홍보국의 '첫 작품'이라고 합니다. 36세 '0선' 이준석 대표 체제 이후 야당은 '로딩중'이라는 표현이 어찌보면 더 잘 어울릴 거 같습니다. 충전 중인 눈금만큼 신선도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으로
정치권도 기자실이 폐쇄되고 대부분 기자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여의도 인근 카페와 커피숍에서 기사를 송고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치 뉴스를 안 써도 되는 것은 아니고, 뉴스 없는 신문을 내 보낼 수는 없는 일이지요. 벌써 2주일째 기자실이 폐쇄되고 '블랙아웃' 상태지만, 정치권 돌아가는 뉴스와 취재 거리는 거침 없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보다 더 뜨겁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그러니까 지난 19일과 20일에는
경기·인천 시도당 위원장 경선이 잇따라 열려 지역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공교롭게 두 지역 모두 70년대생이 당선돼 대선을 앞두고 경인지역 시·도당은 젊은 차세대 주자들이 맡게 됐습니다. 36세 이준석 대표가 당을 장악하더니, 이제 정치권의 교체 바람이 들불처럼 번질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내년 대선과 잇따라 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한 변화 욕구가 교체 분위기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경기와 인천 시도당은 지역별로는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같은 수도권 지역이지요. 팔도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 민심이 아주 빠르게 흐르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김성원 신임 경기도당 위원장은 73년생이고, 배준영 신임 인천시당 위원장은 70년생입니다.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현재 정치권에서 익숙하지 않은 97세대(90년대 학번·1970년대 출생)가 지역의 '맹주'격인 시도당을 장악했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별로 그 분위기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경기도당을 장악한 김 전 의원은 재선 의원이지만 나이로 보면 최연소입니다.
초선 때부터 중앙당에서 주요 당직은 두루 거쳤지만, 경기도 당원·대의원(1천433명)으로부터 선택돼, 선출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지요. 본인의 말처럼 어깨가 아주 무거울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내년 3월 9일 대선 승리에 앞서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있고, 정권교체를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하고, 연이어 열리는 지방선거 공천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있지요. 이번 경선 때 슬로건도 "경기도에서 대선 승리의 승전고를 울리겠다"고 각오를 보였고, 결론적으로 젊은 패기가 먹힌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번 경선 승리와 그 의의에 대해 |
"제1야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에 36세 청년이 당선된 지 40일 만에 48세의 경기도당 위원장이 당선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이 크고, 정권교체를 위해 변화를 바라는 당원들의 갈망이 크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대표와 함께 내년 대선 승리에 경기도가 승리의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의지가 강하고, 박력과 패기도 넘칩디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 간에도 띠동갑이 될 정도로 세대 차이가 난다네요. 어쨌든 정권교체라는 공동의 목표와 당원들의 명령을 받들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구상은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볼 대목인 거 같습니다.
인천시당은 유일한 초선 현역인 배 위원장이 3선 국회의원과 장관, 인천시장을 거친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꺾고 당선됐습니다.
관록으로 보면 이기기 쉽지 않은 게임이었는데 나름 지역 정서와 변화 바람을 원하는 당원들의 표심을 흔든 것으로 보입니다. 장강의 고인 물을 새로운 뒷물이 밀어냈다고 할까요. 틈만 있으면 기성 정치인이 다 하려는 인천 지역 정가의 반감이 새로운 인물에 손을 들어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그래서 배 의원이 잘했다기보다 기존 정치에 대한 거부감과 책임 불감증에 대한 지역 정가의 평탄이 승패를 가른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의 말이 아니라 인천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관전평입니다.
5선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4선의 관록을 가진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이준석 당 대표보다 경험과 경륜이 적어서 대표 경선에서 졌겠습니까. |
경쟁자였던 유정복 시장 역시 3선 국회의원과 장관 2번, 광역시장 경험도 있고 어디로 봐도 경쟁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시대는 야당에 변화를 얘기하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세상 민심이 작용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배 의원이 "3선의 경륜과 경험을 새로운 인물에게 쏟아 주시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압승할 것"이라는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먹힌 것으로 보입니다. 표 차이는 기사가 많이 나왔으니 굳이 공개하지 않겠지만 제법 큰 차이를 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도당 위원장 경선을 보노라면 우리 정치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민주당에도 70년대생이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야당과 달리 대선 후보 경선이 뜨겁게 달아올라 사정은 좀 다르지만, 이재명·이낙연·정세균 후보의 캠프로 흩어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 역량을 과시할 상황은 아니지만, 도내 51명 중 8명이 70년대생으로 도내 전체 의원의 15.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재선 의원으로는 비례에서 지역구 탈환에 성공한 74년생 이재정(안양동안갑) 의원이 있고, 나머지 7명은 모두 초선 의원으로 분포돼 있습니다. 임오경·한준호·홍정민·김용민·이탄희 ·민병덕·박상혁 의원 등입니다.
개인기가 돋보이는 이도 있습니다. |
먼저 김용민 의원. '조국 키즈'로 이름을 올린 김 의원은 76년생으로 당내의 대표적 강성 친문 의원이지요. 사시 출신에 민변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2014년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당시 간첩혐의로 고소당했던 유우성 씨의 무죄 변호와 국정원의 증거조작 물증을 추적한 변호인으로 유명세를 날렸습니다. 이후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다 남양주병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는데 벌써 최고위원에 선출돼 당 지도부에 들어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요. 중앙의 입지만큼 지역구 활동은 소홀히 한다는 평도 있는데 정치를 계속하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 출신답게 차분한 이미지의 한준호 의원은 |
1974년 전북 전주 출생으로 고양을 선거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됐지요. 아나운서 출신으로 MBC 파업 이후 퇴사하고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으로 경력을 쌓았고, 현재 원내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초선의 경우 당직을 맡다 보면 지역구 활동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한 의원은 고양시의 특례시 승격을 앞두고 실질적 권한 확보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고, 북한산 역사 찾기, 능곡 재개발 사업의 신속한 추진 등을 위해 주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부지런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핸드볼 선수 시절 '우생순'의 신화로 잘 알려진 광명갑의 임오경 의원도 |
체육인의 명예를 걸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들어가 체육계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고 하네요. 전문 체육인과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학교체육진흥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면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데 그 역시 70년대생이지요. 장마가 별 소리소문없이 지나간 것 같은데 연일 가마솥더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도권 날씨도 찜통더위로 이어져 짜증 나는 일이 많아지는 계절인데 우리 지역 새내기들이 소나기 같은 정치력으로 더위를 날려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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